지난 2026년 2월 말 발발한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은 단순한 지정학적 위기를 넘어 글로벌 MICE 및 문화예술 생태계의 취약성과 회복 탄력성을 동시에 시험하는 거대한 충격파가 되었다. 에너지 위기와 물류 대란이 겹치면서 상반기 글로벌 비즈니스 여행 시장은 큰 혼란을 겪었으나, 하반기로 접어들며 산업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흡수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본지는 이번 전쟁 상황이 MICE 산업에 미친 파급 효과와 연내 전망을 3가지 핵심 관점으로 정리한다.

1. 하늘길 셧다운과 비용 발작 (초기 충격)
가장 즉각적이고 뼈아픈 타격은 ‘항공망 마비’와 ‘유가 폭등’이었다. 전 세계 국제 환승 트래픽의 약 14%를 차지하는 중동 지역의 항공로가 막히면서 MICE 산업의 핵심인 글로벌 비즈니스 여행객의 이동이 직격탄을 맞았다.
글로벌 환승망 붕괴
사태 발발 직후 이틀 만에 5,0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되었으며, 이란을 비롯한 중동 주요 국가들의 영공이 전면 또는 부분 통제되었다. 천문학적 기회비용: 세계여행관광협회(WTTC)는 이번 사태로 인한 항공 및 여행 지연, 수요 감소 등으로 인해 역내 관광 산업에서 매일 약 6억 달러(약 8천억 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전시 물류비 폭등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브렌트유가 배럴당 120달러를 돌파하며 에너지 시장에 역사적인 공급 차질이 빚어졌다. 이는 항공 운임 상승은 물론, 대형 전시를 위한 해운 물류망의 우회와 보험료 할증을 야기해 국제 박람회 참가 기업들의 원가 부담을 극도로 악화시켰다.
2. 수요의 풍선 효과와 북미 시장의 독자적 반등
흥미로운 점은 MICE 수요가 완전히 증발한 것이 아니라, 안전한 지역을 찾아 이동하는 ‘풍선 효과(Substitution Effect)’가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대체 목적지의 부상
중동 및 인접 지역에서의 대형 국제회의와 인센티브 관광이 대거 취소되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평가받는 남유럽과 일부 북아프리카 목적지들이 반사이익을 얻으며 새로운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미국 시장의 ‘나 홀로’ 호황
가장 극적인 반전을 보여주는 곳은 미국이다. 국제 비즈니스 여행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미국 MICE 시장은 강력한 내수 수요를 바탕으로 빠르게 안정을 찾고 있다. 현재 라스베이거스, 올랜도, 시카고, 달라스 등 주요 MICE 거점 도시들은 기업들의 억눌렸던 대면 행사 수요가 폭발하며 강력한 회복세를 주도하고 있다.
3. 올 하반기 전망: ‘리스크 관리’가 곧 스펙
하반기 글로벌 MICE 산업은 충격을 수습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안정화 및 하이브리드 고도화’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 표는 예상되는 분야다.
| 하반기 주요 이슈 | 세부 전망 및 업계 대응 전략 |
| F&B(식음료) 인플레이션 | 전쟁발 에너지 위기에 ‘슈퍼 엘니뇨’로 인한 기상 악화가 겹치며 올해 전 세계 식량 원자재 가격이 15% 이상 급등할 전망입니다. 하반기 국제행사 기획자들은 갈라 디너 등 케이터링 원가 상승에 대비한 예산 재편성이 시급하다. |
| 운영 유연성(하이브리드) 강화 | 미국 시장의 성공 사례에서 보듯, 물리적 충돌이나 항공 대란 발생 시 언제든 온라인으로 전환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이벤트’ 인프라와 강력한 위기관리 시스템(Risk Management)이 행사 유치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았다. |
| 수요의 ‘V자’ 반등 가능성 | 과거 지정학적 안보 위기 사례를 분석한 WTTC에 따르면, 각국 정부와 업계가 여행자 신뢰 회복을 위해 공조할 경우 빠르면 2개월 이내에 여행 수요가 회복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하반기 전황이 안정권에 접어들면 연말 MICE 수요는 폭발적으로 반등할 잠재력이 충분하다. |
이번 위기를 통해 글로벌 MICE 산업은 “예측할 수 없는 리스크를 어떻게 비용화하고 분산할 것인가”라는 중대한 교훈을 준다.
고양시를 비롯한 국내 MICE 인프라 역시 중동 사태로 인한 아시아권 대체 수요를 적극적으로 흡수하는 한편, 항공망 마비에도 견딜 수 있는 ‘디지털 트윈’ 기반의 전시 역량을 서둘러 확충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