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텍스 소셜브릿지 마켓이 던지는 MICE 2.0의 화두
지난 5년간 대한민국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생태계의 데이터를 관통하는 가장 강력한 흐름은 단연 ‘ESG(지속가능성)’와 ‘지역 상생’이다. 팬데믹의 단절과 글로벌 물류 대란을 연이어 겪으며, MICE 산업은 전시장 면적을 과시하던 ‘규모의 경제’에서 벗어나 지역 사회와 어떻게 유기적으로 호흡할 것인가를 묻는 ‘가치의 경제’로 패러다임을 급격히 전환했다.
이러한 거대한 흐름 속에서, 고양시산업진흥원과 킨텍스가 손잡고 제2전시장 공공보행통로에 론칭한 ‘소셜브릿지 마켓’은 단순한 임시 플리마켓을 넘어선다. 화려한 국제 행사의 이면에서, 이 작은 마켓이 대한민국 MICE 산업에 제시하는 3가지 혁신적 의미를 해부한다.
1. 공간의 재발견: ‘죽은 통로’를 ‘상생의 광장’으로
그동안 대형 전시장의 공공보행통로는 수만 명의 참관객이 썰물처럼 스쳐 지나가는 무의미한 잉여 공간이자, 행사 규모를 넓히기 위한 물리적 동선에 불과했다. 하지만 소셜브릿지 마켓은 이 버려진 공간의 문법을 완전히 뒤집었다.
단순한 이동 통로에 관내 사회적경제기업(협동조합, 소셜벤처 등)의 판매 부스를 세움으로써, 전시장의 빈 공간을 지역 커뮤니티의 자생적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격상시켰다. 이는 수천억 원을 들여 하드웨어를 증축하지 않고도, 기존의 유휴 공간을 문화예술과 상생의 무대로 재창조할 수 있음을 증명한 탁월한 공간 혁신이다.
2. 소비의 질적 전환: 메가 MICE와 ‘가치 소비’의 만남
소셜브릿지 마켓의 가장 큰 힘은 ‘밀도 높은 큐레이션’에 있다. 무분별한 잡화 판매를 지양하고, 버려진 소재를 활용한 업사이클링 제품이나 지역의 이야기를 담은 수공예품 등 사회적 가치가 뚜렷한 제품만을 엄선했다.
| 구분 | 과거의 전시 연계 소비 | 소셜브릿지 마켓의 ‘가치 소비’ |
| 소비 주체 | 전시 참가자에 국한 | 참관객, 바이어, 지역 주민 전체 |
| 판매 품목 | 대량 생산된 획일화된 기념품 | 업사이클링, 친환경, 로컬 수제 공예품 |
| 경제 효과 | 주최 측 및 대형 입점 업체의 수익 | 지역 내 소셜 벤처 및 협동조합의 매출 직결 |
메가 이벤트인 ‘국제아웃도어캠핑&레포츠페스티벌’ 등의 일정과 마켓 운영 시기를 동기화한 전략은 더욱 돋보인다. 전국에서 몰려든 수많은 캠퍼와 바이어들의 지갑이, 환경을 생각하고 지역 사회를 돕는 ‘가치 소비’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정교한 물길을 터준 것이다.
3. 지역 경제 낙수효과의 가장 실증적인 롤모델
과거 고양시 소상공인들에게 킨텍스는 ‘남들의 잔치’가 열리는 고립된 섬과 같았다. 대형 전시가 열려도 그 경제적 과실은 지역 골목으로 온전히 흘러들지 않았다.
그러나 소셜브릿지 마켓은 MICE 산업의 경제적 낙수효과를 전시장 내부에서 즉각적으로 실현해 냈다. 지역의 영세한 사회적경제기업들은 막대한 임대료를 내지 않고도 글로벌 바이어와 참관객이라는 최상급 소비자 군을 직접 대면할 수 있는 판로를 확보했다. 나아가 마켓 구매자에게 킨텍스 내부 F&B 시설의 할인 쿠폰을 연계 지급한 것은, MICE 인프라와 로컬 상인이 어떻게 서로의 이익을 견인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매우 영리한 상생 모델이다.
[에디터의 시선] 지난 5년간 MICE 산업은 화려한 무대 장치와 압도적인 규모 경쟁에 취해, 정작 그 토대가 되는 ‘지역 사회’라는 뿌리를 잊고 있었다. 킨텍스 제2전시장 복도에서 열린 소셜브릿지 마켓은 거창한 ESG 선언문 열 장보다 훨씬 강력하게 “MICE가 지역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해답을 보여주었다.
2026년 하반기, K-MICE 생태계가 진정한 글로벌 스탠다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전시장의 벽을 허물고 이처럼 로컬의 가치와 끊임없이 교감하는 촘촘한 ‘다리(Bridge)’들을 더 많이 놓아야만 한다.

